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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복음묵상

복음 묵상(22.5.1)

by 복곰(a.k.a. 나비곰) 2022.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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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21,1-19

물고기 153마리
빵과 물고기를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심
시몬 베드로에게 세 번 '나를 사랑하느냐?'하고 물으심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제자들 중 일부는 원래 하던 일(어부)을 하러 티베리아스 호숫가에 간다. 이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밤새 노력했지만 허탕만 치고 있던 중 예수님께서 나타나셔서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하고 알려주시고 제자들은 그대로 하여 153마리의 물고기를 잡는다. 

여기서 왜 성경은 물고기의 숫자를 153마리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할까? 요한복음은 원래 히브리어로 작성되어 있고, 히브리어는 우리가 쓰는 한글이나 영어와 다르게 각 알파벳에 숫자가 부여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153을 히브리어로 읽으면 '하느님의 아들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내가 가장 수긍할 수 있는 해석은 숫자를 히브리어로 읽는 해석이다. 

(참고: https://m.blog.naver.com/sasdfg56/222068200400)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어 주신다고 하신 적이 있다. 그리고 부활하신 후 다시 베드로에게 나타나셔서 물고기를 153마리 낚도록 하신다. 이 153의 의미는 '하느님의 아들들'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베드로가 낚아야 하는 사람은 그냥 사람들이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들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이 된다. 

 

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빵과 물고기를 나누어 주시는데, 이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연상시킨다. 예수님께서는 오병이어의 기적 당시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만으로 오천명을 배불리 먹이시고 열 두 광주리가 가득 차게 하셨는데, 153마리의 물고기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을까? 이를 달리 생각해보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제자로 만들길 바라시는 걸까? 소름

 

그리고 시몬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는 세 번이나 같은 질문을 하셨고, 이에 대답을 하던 베드로는 모범답안을 얘기한 거 같은데 자꾸 같은 질문을 하시는 예수님께서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슬퍼한다. 그런데 질문을 살펴보면 첫 번째 질문과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이 약간 다르다. 첫 번째 질문은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이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질문은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이다. 첫 번째 질문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이들은' 예수님과 같이 빵과 물고기를 나누어 먹은 다른 제자들을 말하는 듯하다.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을 전제로 다른 이들보다 더 본인을 사랑하는지 물으신 거라면, 두 번째와 세 번째 질문에서 그러한 전제를 두지 않고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을 사랑하는지 아닌지를 물어보신다. 

이에 대한 베드로의 답변은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로 동일하지만 세 번째의 대답은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도 알고 계십니다'로 약간 다르지만 비슷한 대답을 한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세 번 모두 동일하게 '내 양들을 돌보아라' 하고 말씀하시지만 세 번째에는 전과 다르게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젊었을 때에는 스스로 허리띠를 매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다. 그러나 늙어서는 네가 두 팔을 벌리면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서,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하고 덧붙이신다.

베드로는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는 예수님이 야속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세 번 반복해서 질문을 하신 의도가 베드로가 거짓을 말했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경에서 '3'은 완전한 숫자에 해당하고, 같은 질문을 세 번 반복하고 그에 대한 대답을 세 번 반복하게 하심으로써 베드로가 맡을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시고 굳건하게 만드시고 싶으셨던 걸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베드로가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예수님께서 같은 질문은 세 번이 아니라 열 번, 스무 번을 하더라도 감정의 동요 없이 같은 대답을 했을 것이다. 따라서 세 번의 질문에 베드로는 자신의 믿음이 완전하지 않음을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렇게 흔들리는 베드로에게 '나를 따라라'하고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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