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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복음묵상

복음 묵상 :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23.7.25.)

by 복곰(a.k.a. 나비곰) 2023.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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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olo Veronese, Christ meeting the mother and the sons of Zebedee, c.1565, Oil on canvas, 194x337cm, Muse de Grenoble

마태 20,20 - 28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으냐?

 

오늘 복음에서 제베대오의 두 아들, 즉 (대)야고보와 요한과 그들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요청을 드린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예나 지금이나 자식들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비슷한가 보다. 이에 대해 예수님은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하고 물으십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는 예수님의 나라를 현세의 왕국, 당시로는 로마 제국과 같은 거대한 제국으로 생각하고 이런 부탁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나라는 그런 현세적인 영광이 아니라 수많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주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은 자들이 이에 대한 보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영적인 영광의 나라였습니다. 

예수님의 물음에 야고보와 요한은 "할 수 있습니다"하고 대답합니다. 예수님의 대표 제자라고 할 수 있는 사도들도 아직까지 어떤 수난과 고통의 길이 펼쳐질 지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들의 마음에 있는 남들보다 높은 자리에 앉고 싶어하는 욕심을 지적하는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이러한 마음 속 생각까지 아시고 자신들의 양떼를 이끌 사도들을 교육하십니다.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종이 되어야 높은 사람이 되고 첫째가 될 수 있습니다. 종은 주인의 신발끈을 풀어드리고, 발을 씻겨드리며, 식사를 준비하고 잠자리를 정리합니다. 주인을 위해 주인의 편안함을 위해 대신 고생하고 그 영광은 주인님께 돌립니다. 말로만 섬기는 이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섬기는 지도자가 되기란 얼마나 어렵습니까? 내가 있는 자리가 보잘것 없는 자리에 불과하더라도 여기에서도 그렇게 섬기는 삶을 살지 못한다면 높은 자리에서는 더더욱 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가 있는 그 자리에서 다른 이들을 섬기는 하루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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