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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복음묵상

복음묵상 : 상(22.06.15)

by 복곰(a.k.a. 나비곰) 2022.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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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 6.1-6, 16-18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오늘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의로운 일을 하는 방식에 관한 말씀을 하십니다. 자선을 베풀거나, 기도할 때, 단식할 때도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하는 이들은 이미 받을 상을 받았다고 말씀하시고, 남들 모르게 숨어서 이런 일들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느님께서 갚아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를 구분해서 보자면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을 것인지 하느님께 인정을 받을 것인지로 볼 수 있습니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등 5 단계로 나누고 이를 상하 관계가 있고 순차적으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인간은 행동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에 비추어 볼 때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존경의 욕구이고, 하느님께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도 자선, 기도, 단식 등의 행위를 할 때 다른 이에게 보이기 위해 하는 것보다 숨어서 하여 하느님께 인정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매슬로우에 의할 때도 존경의 욕구보다 자아실현의 욕구가 더 높은 가치의 욕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의로운 일들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것이 꼭 나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어떤 행위의 동기나 목적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그 행위의 결과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에게 보이기 위해서라도 선한 일들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우리 사회는 더 공정하고 정의롭고 약자를 돌보는 사회가 될 것이고, 이러한 사람들 중에는 다른 이들의 인정을 넘어 하느님께 인정받기 위해 드러내지 않고 하는 이들도 늘어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매슬로우의 이론에 의할 때도 합당한 설명입니다. 왜냐면 상위 욕구는 하위 욕구가 충족된 이후에 충족하기 위한 동기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물론 최종적으로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들이기에 그 말씀에 따라 선한 일들을 드러내지 않고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다만 이런 일들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시작은 다른 이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것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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