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모든 것이 컴퓨터(인공지능)에 의하여 움직이고, 가상세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거나 하는 모습들이다. AI가 점점 더 보급되면서 기계가 AI에 의해 작동되고 사람의 업무를 대체하며 사람들은 덜 일하고 더 많은 여가시간을 누리고 ,직접 일하지 않고도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핑크빛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과연 모두가 덜 일하고 더 많이 경제적 과실을 누리는 일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 생각을 단계별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AI가 발달하면 기계 등이 사람들의 업무를 대체할 것이다.
2. AI가 창출한 부가가치는 모든 사람들(또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나누어 질 것이다.
3. 따라서 사람들은 이전보다 덜 일하고 더 많은 여가시간을 가지고 더 풍요롭게 생활할 것이다.
1번은 크게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로 볼 수 있다.
2번은 굉장히 논란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가 도입되었을 때 이전 사회보다 더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되었지만 그 부는 자본가, 기계를 소유한 이들에게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일을 대체하는 AI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사회 공동의 부로 모두에게 나누어지기 보다는 해당 기술/특허 등을 보유한 특정 집단이나 소수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물론 이전보다 그러한 부의 재분배가 많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그것이 모두가 일을 덜하고도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분배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3번도 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일을 해야 할수도 있다. 그 일자리는 매우 저임금이거나 또는 매우 고임금일 것이다.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일자리는 경제적 가치가 없거나 매우 고도화된 또는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여서 대체가 힘든 분야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전보다 부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볼 지점은 이러한 논리는 현재 패권국인 미국 중심의 자유시장경제체제 하에서의 자연스러운 결론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체제에서는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다. 중국은 자유시장을 도입하였지만 그 부의 분배는 정부가 깊게 개입한다. 따라서 AI로 인해 창출되는 부가가치를 공산당 정부가 자국 국민들을 위해 충분히 분배를 하게 되면 4차산업혁명시대의 유토피아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될지도 모르겠다.
레이 달리오의 최근 저서 '변화하는 세계 질서'를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패권국이 현재 미국에서 앞으로 중국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여러 지표들을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는데, 이러한 중국 공산당의 경제체제와 국가운영방식이 어쩌면 새로운 시대에 더 어울리는 시스템이 된다면 우리는 어떤 전략을 가져가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