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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서평

🌿 삶의 본질을 비추는 등불, 『부처님의 생애』를 읽고

by 복곰(a.k.a. 나비곰) 2025.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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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삶의 방향’을 잃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조용한 이야기들을 찾게 됩니다. 소란한 세상에서 물러나, 고요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지혜를 만나고 싶어서죠. 저는 그런 마음으로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이 펴낸 『부처님의 생애』를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전기(傳記)를 넘어서, 인간으로 태어난 붓다가 어떻게 깨달음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그 가르침이 지금 우리 삶에 어떤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특히 조계종의 공식 교육 자료로 제작된 만큼, 정통성과 깊이 있는 불교 이해를 바탕으로 정제된 문장들이 돋보입니다.


📘 책 서지정보

  • 제목: 부처님의 생애
  • 지은이: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부처님의 생애 편찬위원회
  • 출판사: 조계종 출판사
  • 출간일: 2010년 5월 2일
  • 쪽수: 397쪽
  • ISBN: 978-89-93629-41-5 03220
  • 분야: 불교, 종교, 인문교양

📑 책 목차

  1. 서문
  2. 제1장 탄생과 성장
  3. 제2장 구도의 길
  4. 제3장 가장 높고 바른 깨달음
  5. 제4장 전법의 길
  6. 제5장 교화의 터전 라자가하
  7. 제6장 고향에서의 전법
  8. 제7장 교단의 성장
  9. 제8장 지혜와 자비의 가르침
  10. 제9장 평화와 평등의 가르침
  11. 제10장 마지막 유행

💬 인상 깊은 구절

아난다 :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계시지 않으면 저희는 누구를 믿고 무엇에 의지해야 합니까?"
붓다     : "아난다, 너 자신을 등불로 삼고 너 자신에게 의지하라. 너 자신 밖의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고 오직 너 자신에게 전념하라. 법을 등불로 삼고, 법에 의지하라. 법을 떠나 다른 것에 매달리지 말라."
아난다 : "자신과 법을 등불로 삼고 의지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붓다    : "아난다, 불굴의 의지로 게으름 없이 자기 몸을 깊이 관찰하고 정신을 집중한다면, 그런 수행자는 육신에 대한 갈망에서 벗어날 것이다. 느낌과 마음과 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자기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기를 의지하고 법을 의지한다는 것이다. 아난다, 현재도 마찬가지고, 내가 떠난 뒤에도 마찬가지이다. 여래의 가르침에 따라 이렇게 수행하는 자가 있다면 그가 곧 여래의 참된 제자요, 참다운 수행자이다."

이 문장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가르침 중 하나입니다. 짧지만 강렬한 이 말 속에는 우리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누군가의 그늘에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삶에서 깨달음을 찾으라는 부처님의 깊은 자비가 전해졌습니다.


🧘 한 인간의 위대한 여정, 그리고 우리가 걷는 길

책은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부처님은 싯다타로 태어나기 전에 바라문 청년 수메다로서 살았습니다. 거기에서 디빵까라 부처님으 뵙고 다음 생에는 그와 같은 부처님이 되게 해달라고 빈다. 그리고 룸비니 동산에서 마야부인에게서 태어난 아기 싯닷타는 일찍이 위대한 예언을 받고 성장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세속적 왕권보다 삶의 고통에 대한 물음이 더 크게 자리 잡습니다. 사문유관의 네 가지 장면 — 병든 자, 늙은 자, 죽은 자, 그리고 수행자 — 는 그의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고, 결국 그는 아내와 자식을 뒤로하고 출가의 길로 나섭니다.

이 책은 단순히 ‘출가’와 ‘깨달음’이라는 핵심 사건만을 나열하지 않고, 그 과정에서의 인간적인 갈등과 수행의 깊이, 그리고 깨달음 이후 실천에 헌신한 삶을 세밀하게 그려냅니다.


🌿 관계 속에서 꽃피운 자비의 가르침

특히 이 책이 주는 감동은 부처님이 단지 개인적 깨달음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비를 실천한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단을 이끌며 제자들을 가르치고, 여성 출가자와 평등한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과정, 당시 왕들과의 대화 속에서 드러나는 통찰과 유연함은 오늘날 우리가 리더십과 공동체 정신을 다시 바라보는 데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또한, 수자타와의 인연을 통해 극단적인 고행이 아닌 중도(中道)의 길을 걷기로 한 부처님의 선택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균형 잡힌 삶’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 현대인을 위한 불교 입문서로서의 가치

이 책은 종교적 교리를 강요하거나 이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차분하고 부드럽게 독자를 붓다의 여정 속으로 이끕니다. 불교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나, 자신의 삶을 조용히 되돌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불교 입문서입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떻게 부처님의 삶을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점입니다. 불교는 단지 ‘깨달음’을 말하는 종교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며 태도라는 점을 실감하게 됩니다.


🪷 마무리하며 – 삶의 고요한 빛을 따라서

『부처님의 생애』를 통해 인간 싯닷타의 삶의 여정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처음 이 책을 찾게 된 것은 싯닷타가 깨달음은 얻은 호흡명상을 공부하면서다. 숱한 고행을 통해서도 얻지 못한 깨달음이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호흡 명상(아나빠나사띠)를 하면서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의 삶이 실제로 어떠했는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어서 흥미로웠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 예수님의 삶과 말씀은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부처님의 삶을 들여다 볼 기회는 사실 나에게 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보이신 이적들도 예수님의 기적과 비교할 수 있었다. 

불교를 종교적으로 바라보고 신앙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좋은 책이지만 단지 인류 역사에서 큰 영향을 끼친 인간 싯닷타를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런 분들께 추천드려요:

  • 불교를 쉽게 이해하고 싶은 분
  • 조계종의 정통 교리를 바탕으로 한 부처님의 삶을 알고 싶은 분
  • 삶의 방향을 조용히 돌아보고 싶은 모든 이

🙏 오늘도 당신의 하루에 자비와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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