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16:12 - 15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가톨릭 신자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라는 성호경을 기도의 시작과 끝에 바친다. 여기서 성부는 하느님, 성자는 예수님, 성령은 성령님을 말한다.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시는 진리의 영이 성령님이고 영어로는 Holy Spirit이라고 한다.
성령에 대해 생각할 때 궁금했던 것이 성령과 이와 유사한(?) 다른 것들을 어떻게 구분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성령의 은총으로 가득 차 기쁨으로 주님을 찬미하고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는 것처럼, 성령이 아니지만 교묘히 사람을 속이는 나쁜 영이 있지 않을까? 아니 성경에도 나오듯이 이러한 나쁜 영은 존재한다. 그리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이 둘은 유사해 보일 수도 있다.
예전에 이런 질문을 신부님이나 수녀님께 했을 때 들었던 대답은 그 영이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인지에 대한 식별은 수도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굳이 왜?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는 근본적으로 수도자들의 역할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수도자들 중 우리가 만나는 분들은 속세에서 평신도와 섞여 살아가지만 하느님의 뜻을 따라 성결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이라 이러한 영의 식별을 일반인보다 더 민감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시는 내용도 이러한 영의 식별에 매우 중요한 단서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라는 말씀은 진리의 영과 나쁜 영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을 알려준다. 우리가 익히 보아왔던 이러한 나쁜 영, 악령과 관련된 영화를 보면 이러한 영들은 사람 목 속으로 들어와 사람을 괴롭히고 수도자가 이를 몰아내려고 할 때 끊임없이 말을 하고 방해한다. 영화에서는 당연히 이러한 것들이 과장되고 극적으로 연출되었겠지만 나쁜 영의 이러한 본질적인 성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실에 존재하는 나쁜 영은 영화와 달리 쉽게 구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 내부에도 나쁜 영들이 들어와서 교회를 흔들기 위해 시도하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를 식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수도자들의 도움을 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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